영화음악,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를 중심으로. by Sion


어른에겐 '백조의 호수', 아이에겐 '호두까기 인형'. 겨울이 오고 연말이 되면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만큼이나 사랑받는 음악이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음악입니다.

주연인 우에노 쥬리가 내한했던 '노다메 칸타빌레'를 비롯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발레 같은 공연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상당히 많이 쓰입니다. 그중에서도 얼마전에 영화속 연주로 다시 듣고 이 곡이 이렇게나 훌륭한 곡이었나 감동에 눈물을 쏟은 곡이 있었는데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가 바로 그 곡입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우에노 주리,타마키 히로시,에이타 / 타케우치 히데키,카와무라 타이스케

이번에 개봉한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에는 이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진 않습니다. 이 곡이 제대로 등장하는 건 TV 스페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in 유럽'에서 입니다. 1화의 플라티니 콩쿨 파이널에서 치아키가 지휘한 마지막 시험곡으로 등장하죠. 이 곡은 노다메 TV드라마 시리즈의 오프닝이자 치아키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는 베토벤의 교향곡 7번 A장조 Op.92와 마찬가지로 치아키를 위한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극중 치아키가 어린 시절부터 언젠가 오케스트라와 연주해주고 말겠다! 라는 야망을 불태웠던 곡이라고 설명합니다.

노다메 시리즈다운 친절한 곡 해설이 정겹습니다만 편집으로 인해 음악이 중간중간 잘리는 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관련 포스트 :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のだめカンタ-ビレ 最終樂章 後編) - 여러 모로 아쉬운 마무리


더 콘서트
멜라니 롤랭,알렉세이 구스코프,프랑소와 베를레앙 / 라두 미하일레아누

This! Is! Muzikaaaaaa!!!!+_+(스파르탄 킥!) 사실 이 영화에서 쓰인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 때문에 이 포스트를 끄적이는 거나 마찬가지;ㅁ; ( <- )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과 달리 이 영화 '더 콘서트(Le Concert)'에서는 이 곡이 이야기의 중심이며 음악적 중심, 아니 이 곡이외의 음악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이 곡은 '더 콘서트'의 클라이막스와 대미를 장식하죠. 하지만 이 영화에 쓰인 버전은 음악 감독인 Armand Amar가 약 30분인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영화용 12분으로 편곡한 'Armand Amar Tchaikovski'라고 합니다.

깔끔한 O.S.T버전보단 초반 불협화음이 돋보이는(?) 영화 장면 버전이 진리b-_-)b 그녀의 바이올린이 울기 시작하는 순간, 그 이전까지 영화가 가지고 있던 모든 단점들이 머릿속에서 한방에 사라집니다. 그야말로 마법의 12분. 이 불꽃같은 12분을 위해 느슨함과 느긋함을 넘나드는 나머지 108분을 견딜 가치가 충분한 영화예요ㅠ.ㅠ)b

잘 만든 영화냐고 물어보면 답하기 좀 애매하지만, 2010년 제가 본 영화 중 음악의 힘을 가장 극명하게 전달한 영화가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이 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빠지는 곳없이 빈틈없는 영화라기보다 내세울 장점이 매우 명확한 영화. 차이코프스키의 곡이 워낙 명곡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스토리나 사람의 드라마를 넘어 순수하게 음악의 힘만으로 폭풍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어요b;ㅁ;)b 순수하게 음악 때문에 흘러넘치는 눈물을 주체 못한 건 참 오랜만*-.-* 2010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 개막작.


카네기 홀
윌리엄 프린스,프랭크 맥휴,마샤 헌트 / 에드가 G. 얼머

마지막 한 영화는 솔직히 저도 아직 제대로 못 본 1947년작 고전영화 '카네기 홀'입니다. 음악 드라마인 이 영화는 평가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만 1940년대 당시 유명했던 음악가들이 자기자신 역으로 총출동하는 것이 재밌더군요. 뉴욕 필 상임 지휘자 월터 댐로쉬, 빈 필 지휘자 브루노 발터, 디즈니 '판타지아'의 지휘자 아저씨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등등 이름을 날리는 지휘자 대부대부터 쇼팽 연주의 한 획을 그은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그리고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야사 하이페츠까지 정말 살아서는 네임드 죽어서는 레전드로 일컬어지는 클래식 음악가가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영화 속에서 프리츠 라이너의 지휘로 야사 하이페츠가 연주하는 곡이 바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라고 하는 군요.



저는 사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에 한해서는 하이페츠보다 이 영화에 출연하진 않지만 오이스트라흐의 연주가 더 마음에 들었어요(쿨럭;;). 뭐랄까 오이스트라흐 쪽이 더 감정이 풍부하달까 필이 있는 거 같아서요;; 하이페츠는 록으로 치자면 뒤늦게 잉베이 맘스틴의 속주 기타를 보는 기분(어?).


명곡 명연주 :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 클릭(네이버 캐스트)

사실 이곡도 차이코프스키의 다른 많은 곡들처럼 처음에는 인정받지 못하고 혹평에 시달렸던 곡이라고 합니다. 작곡 당시 그의 상황도 상당히 암울했는데요. 차이코프스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숨기기 위해 했던 비참한 결혼이 3개월만에 파경을 맞고 그 결혼생활로부터 온 우울증을 회복하기 위해 갔던 스위스 제네바 연안 호수에서 이 곡이 태어났다고 하죠.

그렇게 힘든 상황을 딛고 불타는 영감으로 써내려간 곡이지만 초연을 부탁한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부터 돌아온 회답은 '연주 불가능'. 심지어 "작곡가는 바이올린 이라는 악기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란 소리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겨우겨우 연주자를 찾아서 초연했으나 결과는 실패. 당시 빈 음악계를 주름잡던 비평가는 "음악이 이토록 심한 악취를 풍길 수 있다는 사실을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증명했다."고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비평가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인 연주자와 차이코프스키는 심기일전. 그 이후 연주부터 서서히 호평을 모으기 시작해 전설이 되었다고 하네요. 재방송부터 인기라니 간다무?!+_+(콰쾅!)

그 이후로는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들과 함께 빼놓지 않고 바이올린이 들려줄 수 있는 명곡중에 하나로 회자되고 있지요.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 곡을 지금도 들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ㅠ.ㅠ

부록 : 차이코프스키의 또 다른 명곡인 '1812년 서곡'도 영화속에서 심심찮게 쓰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음악으로서나 함의로서나 가장 감명 깊었던 쓰임은 역시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를 꼽고 싶네요-_-)b 또한 이 곡은 최종악장 전편인 노다메 칸타빌레 VOL.1(のだめカンタ-ビレ 最終樂章 前編)에서 치아키가 말레 쇼크를 딛고 일어나 훌륭하게 지휘해내며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여는 곡이기도 하죠^^


덧글

  • 크바시르 2011/01/23 16:35 # 답글

    더 콘서트 마지막 12분에서 감동의 눈물을 쏟은 후 바로 한시간동안 여러 CD판매점을 돌아다녔지만 이 곡이 수록된 음반을 찾지 못하고 결국 멜론에서 구입했어요. 사는 김에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을 왕창 받아서 애청중입니다.
    앞으로 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을때마다 하악하악댈 거 같네요.
  • Sion 2011/01/24 00:27 #

    역시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ㅠ.ㅠ 저도 결국 멜론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때 제 스맛폰이 멜론 무제한이라는 게 고맙더라고요ㅠ.ㅠ 저도 앞으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더 콘서트가 떠오르며 하앍거릴 거 같네요;ㅁ;)b
  • mirugi 2011/01/23 16:45 # 답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죠. 20년 이상 전 학생시절에 이 곡을 처음 듣고 너무 맘에 들어서, 카세트테이프라도 사려고 평소 가본 적 없던 다른 동네에 가서 찾아왔죠…. 그때 샀던 건 안네 소피 무터와 카라얀 버전이었군요.
    그 후에도 잊지못해서, mp3로 다시 구입했는데 마침 이 mp3가 바로 말씀하신 David Oistrakh였네요. 아쉽게도 『노다메 칸타빌레』 TV스페셜이나 『더 콘서트』는 못봤지만…. 암튼 정말 좋아하는 곡입니다.
  • Sion 2011/01/24 00:29 #

    와우~ 그렇게 옛날부터 함께 한 곡이로군요>_< 안 그래도 카라얀 버전이 보여 궁금하긴 했는데 안네 소피 무터라니 들어 봐야 겠네요+_+ 개인적으로는 노다메보다 더 콘서트를 추천합니다-_-)b 저도 싫어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제는 정말 좋아하는 곡이 되었네요;ㅁ;)b
  • 위장효과 2011/01/23 16:58 # 답글

    그토록 악평했던 사람 중에 하나가 레오폴트 아우어였죠 "이건 바이올린이 연주하기에 너무 어려운 곡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아우어의 가장 걸출한 제자-신동=>영재코스 제대로 밟아간-가 바로 하이페츠였었지요. (사실. 나중에 아우어가 자신의 평을 철회했다고 합니다. 하이페츠에게 이 곡을 소개한 사람도 아우어였을 거라 하죠)
    잉베이 맘스틴의 속주...비유가 딱이군요. 전곡 연주 시간이 유일하게 30분 이내인 게 바로 하이페츠-라이너-시카고 심포니의 협연 앨범이니 말입니다^^(제 이웃 얼음집 주인께서는 절대로 협연자에게 속도에서 양보를 허락하지 않았던 라이너와 하이페츠의 기막힌 만남이라고 1957년 RCA의 living stereo 시리즈중 하나로 나왔던 이 앨범을 평하셨더라고요^^)
  • Sion 2011/01/24 00:36 #

    헐~ 하이페츠가 그 아우어의 제자였군요;; 오이스트라흐가 기돈 크레머의 스승이란 건 얼핏 알고 있었지만 그건 처음 알았네요;; 그래도 자기 평을 철회한 걸 보면 인정할 건 인정할 줄 아는 심성의 연주자였나 봅니다^^; 그리고 그냥 차갑단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고 속도감 있는 느낌이라 잉베이에 비유해 본 건데 실제로도 타임을 끊을 정도로 빠른 줄은 몰랐네요(쿨럭;;) 그래도 나중에 들어본 파가니니는 하이페츠랑 참 잘 어울린단 느낌이 들었습니다>_<
  • JUNE 2011/01/23 20:36 # 삭제 답글

    저도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한 CD가 있는데 너무 좋아해서 자주 듣습니다. 바이올린 협주곡들은 좋아하는 곡들이 많지만 특히 이 곡이랑 멘델스존의 바협 마단조는 어느 쪽을 더 좋아한다고 정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

  • Sion 2011/01/24 00:39 #

    많이 들어보진 않았지만 오이스트라흐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 제일 느낌이 오더라고요>_< 저는 아직 더 콘서트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O.S.T 버전을 더 많이 듣고 있긴 합니다만^^;
  • realove 2011/01/24 09:05 # 답글

    저는 더 콘서트의 전반의 코미디와 후반의 이 곡 연주까지 다 좋아서 영화 엄청 홍보하고^^ 다녔는데..

    하이패츠의 귀한 연주 장면을 덕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영화는 너무 오래된 영화라 볼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 Sion 2011/01/25 22:43 #

    전반 코메디도 웃기긴 웃겼는데 뭔가 특출나다는 느낌까지는 아니고 저는 좀 심드렁했던 부분도 좀 있어서 별 거 아닌 영환가보다 하고 방심하던 차에 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한방에 KO당했죠_no 음악을 좋아하면 정말 추천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ㅁ;)b
  • 산도 2011/02/02 20:16 # 답글

    안녕하세요. 마비노기 할 때 싹스킥 입니다 ㅋㅋㅋ
    기억하시련지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영화 관련 글이 많아서 좋네요!
    저도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참고하고 챙겨봐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Sion 2011/02/02 23:28 #

    어잌후~ 물론 기억하고 말고요>_<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건강이 좋지 못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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