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쩨한 로맨스 - 로맨스는 평작, 개그는 수작 by Sion

쩨쩨한 로맨스
이선균,최강희,오정세 / 김정훈

- 12월 초에 디지털 상영으로 롯데시네마 신림에서 보고 왔습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맨틱 코메디로서 로맨스 라인은 평작이지만 캐릭터 개그는 준수하고 석정현의 그림을 베이스로한 애니메이션 활용은 예상보다 더 훌륭했습니다. 영화는 정말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때까지 어디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란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부터 읽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로맨스 라인의 개연성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캐릭터 개그도 어디서 웃어야 하는 건지 포인트를 잘 못잡겠었고요. 애초에 여자 주인공의 잡지 기자인 친구와 섹스 머신인 남동생 그리고 남자 주인공의 지인인 잘 나가는 만화가 등등 되게 기능적으로만 들어간 캐릭터가 많았습니다. 이건 시나리오나 영화나 일관적이더군요;; 그런 장애가 되는 과정의 요소들이 너무 뻔해보여선지 결과가 되는 로맨스 역시 뒤로 갈수록 뜬금없는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 하지만 캐릭터라는 부분은 완전히 달랐는데 글에 등장한 캐릭터는 완전히 그 글에만 의존해서 머리속에 캐릭터를 그리게 되지만 실제 살아있는 배우가 맡게 되면 그 배우의 필모그래피의 이미지가 덧씌워져 새로운 화학작용을 낳는다는 걸 깨닫지 못했습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캐릭터 개그에 별 감흥이 없었는데 '달콤 살벌한 연인' 등에서 4차원 캐릭터를 많이 맡았던 최강희가 처녀면서 허세만 가득한 섹스 컬럼니스트로, '파스타'의 버럭 쉐프로 인기를 모은 이선균이 까칠한 만화가를 맡으니 그들이 이전에 갖고 있던 이미지들이 평면적이었던 활자 캐릭터에 더해지며 풍부해졌습니다. 섹시한 친구 역에 류현경도 '방자전'에서 향단이를 미리 보았기 때문에 그 캐릭터에 더욱 어울린다는생각을 할 수 있었고요. 영화에서 캐스팅이란 요소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중요한 것 같다는 걸 좀 더 와닿게 깨달았습니다.

- 또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관계자에게 듣기로는 애니메이션 처리 파트는 거의 포르노 수준으로 굉장히 강하게(!) 간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저는 그 강하다는 게 빌 플림턴의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 같은 아트 계열로 강하다는 건지, 아니면 일본 포르노 애니메이션처럼 말초적인 자극을 주겠다는 건지 궁금해져서 물었는데 감독이 후자를 고수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그렇게 가면 아무래도 망할 거 같은데?!_no 란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흔한 일본 포르노 애니처럼 원가절감하여 대충 떼우고 말 줄 알았거든요;; '킬빌'의 애니메이션 파트처럼 프로덕션 I.G나 매드하우스 등의 메이저한 곳과 하지도 않을 법했고;;

- 오오, 근데 망가에서 벗어나라고 웅변하던 석정현이 거기에 기용될 줄이야-_-)b 게다가 그 만화를 베이스로 구현한 애니메이션도 생각보다 훨씬 훌륭했습니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단 만화책의 컷 사이를 역동적으로 흐르는 제한된 형식의 애니메이션이 많았는데 이쪽이 훨씬 간지나 보였습니다. 단점이라면 처음에 호언장단했던 많은 에로하지는 않았다는 거?_no ( <- ) 김정훈 감독이 이 애니메이션 연출까지 다 맡아서 한 건지 애니메이션 연출은 따로 둔건지 궁금해질 정도였어요.

-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킬러 액션뿐 아니라 에로한 부분도 생각보다 여성들이 저항감없이 받아들이더군요. 아는 여성도 이 영화에서 나온 에로씬들이 부담되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실제였다면 부담됐겠지만 어차피 그림인데 그정도는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현실과는 다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잘 활용한 영화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식의 애니메이션 연출을 영화 속에서 활용하면 표현의 폭이 좀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 그런 고로 그저 하나의 영덕후에 지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활자와 영상 사이에는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엄청난 갭이 있군요. 새삼 이런 걸 현실화 해내는 감독들이 더 존경스러워지기 시작했씁니다-_-)b


덧글

  • 산왕 2010/12/31 00:47 # 답글

    라스트갓파더는 안보심니콰??
  • Sion 2010/12/31 00:56 #

    디워도 봤는데 그걸 안 볼 수는 없지요ㄱ-)b 조조로라도 꼭 볼 예정입니다_no
  • 아라이 2010/12/31 14:30 # 답글

    얼마 전에 봤는데 음, 나름 괜찮았던 것 같아요. 다만 감정의 선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했다는 느낌과 함께 후반이 조금 아쉬웠던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재밌게 봤어요. 그래도 저는 이 작품 보다 '김종욱 찾기'가 훨훨훨훨 5000배는 재밌었다는! (...)

    이선균이라는 배우는 커피 프린스에서 처음 봤는데 꽤 마음에 들었어요. 그 후 파스타에 나오긴 했지만 파스타는 안 봐서 패스.

    라스트갓파더를 보러 가야하는데 이걸 어찌할지 ㅋ
  • Sion 2011/01/16 18:33 #

    그건 님이 임수정 빠라 그런...(쿨럭;;) 저는 이선균을 '하얀 거탑'으로 처음 봐서 한동안은 고만고만한 배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더랬죠;; 그 이후에 이것저것보니 완전 틀렸지만_no 라스트 갓파더 잘 보고 오세요-_-)/ ( <- )
  • 충격 2010/12/31 18:06 # 답글

    그 파트는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단 요새 서양에서 많이 쓰는
    모션코믹 스타일로 만들었더군요.
    원래 그림이 그쪽에 더 가깝기도 하니 잘 맞았던 듯.
    일반 애니 풍이나, 러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하게 섞어서 썼더군요.
  • Sion 2011/01/16 18:34 #

    아, 제가 용어를 잘 몰랐는데 그렇군요. 모션코믹. 감사감사.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활용이 즐거웠던 영화였습니다.
  • 2010/12/31 23: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ion 2011/01/16 18:35 #

    어잌후, 제가 인사가 너무 늦었군요_no 저도 드디어 처음 뵙고 참 반가웠습니다>_<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해 되시길.
  • DAIN 2011/01/01 00:50 # 답글

    201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Sion 2011/01/16 18:35 #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_no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하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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