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Beck) - 원작 재현 VS 장난 까냐 by Sion


미즈시마 히로,사토 타케루 ,키리타니 켄타 / 츠츠미 유키히코

- 지난주에 롯데시네마 신림에서 일반상영으로 보고 왔습니다.

- 저는 원작만화를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예수 같은 장발을 하고 낚시터에 살며 기타를 미끼로 보컬사람 낚는 낚시꾼으로 사는 류스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더군요(어?)

- '20세기 소년' 극장판 3부작을 만든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영화더군요. 20세기 소년 때도 지나칠 정도로 원작 만화를 그대로 옮긴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므로 적어도 원작 재현도는 그닥 걱정 안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국내에서 아무리 안 팔렸어도 그렇지 3부작 중에 2부까지만 개봉하고 마는 게 어딨나효ㅠ.ㅠ 메가박스 님은 젭알 '20세기 소년' 3부 좀 개봉하는 자비 좀ㅠ.ㅠ(...)

- 평생 빵셔틀로 살뻔한 코유키가 자신의 아이팟 나노를 들고 방송실로 뛰쳐 올라가 다잉 브리드의 노래를 온 학교에 울려퍼지게 하는 장면은 '쇼생크 탈출'의 피가로의 결혼 씬이 생각나더군요. 바로 그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저항이랄까요.

- 크레딧을 보니 벡이 그렇게도 소원하던 무대 '그레이트풀 사운드'는 후지 록 페스티벌인가 보군요. 영국은 둘째치고 후지 록이나 썸머소닉이라도 가보고 싶긴 한데 현실은...ㅠ.ㅠ

- 무려 150분에 육박하는 러닝 타임(145분)이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코유키가 좋아하는 다잉 브리드의 노래도 괜찮았고 벡의 '에볼루션'도 나쁘지 않았고요. 저는 일단 들리는 게 좋으면 어지간해선 좋다고 하는 사람이라...(같은 이유로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도 좋아했고;;) 그 많은 분량의 원작을 다 구겨넣은 것치고는 이야기도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밴드를 결성하고 유지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소소하게 나오는 편이고요.

- 근데 이건 원작에서도 그런건지 아니면 생략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레온 싸익스랑 루씰이란 기타에 얽힌 얘긴 되게 잉여로워 보였습니다;; 다 없애 버려도 될 캐릭터와 이야긴 거 같은데...;; 오히려 그런 갱들이 들어가니까 이야기가 더 튀어 버리더군요.

- 관객에 따라 충실한 원작 재현이다 VS 장난 까냐?! 라고 화낼 법한 코유키의 보컬. 얘길 들어보니 영화에서처럼 코유키의 육성은 뮤트시키고 그 위로 대자연의 위대한 소리를 입힌 처리 방법은 원작에 충실한 것이라고 하는 듯하군요;; 저는 원작은 읽지 않았지만 그 방식에 납득했고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책을 묵독할 때 자기만의 마음속 목소리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것처럼 제가 생각하는 최상의 목소리가 상상을 통해 입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던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코유키의 보컬 처리 부분에서 존 케이지 '4분33초' 같은 현대음악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20세기 다양성 음악의 대표곡 중 하나로 4분33초 동안 악기 앞에서 가만히 침묵하는 곡이죠. 1악장 33초, 2악장 2분40초, 3악장 1분20초로 이루어 지는 연주자의 침묵 자체가 음악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객석에서 들려오는 기침 소리, 웅성거림 등 기타 소음이 음악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저도 잘 이해는 안 갑니다만 음악의 상식을 깬 일종의 관객 참여형 음악이기도 하달까;;

- 하지만 문제는 현대음악이나 현대미술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먹을 수 없다는 건 매한가지라는 겁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비웃음을 낳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_no '벡'에서 코유키의 보컬 처리도 솔직히 그런 시선을 받는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겠네요;; 사실 일본 만화가 원작이기 때문에 일본 만화 문법에 대한 사전 지식이 어느 정도 없이는 더더욱 웃겨보이기 쉬운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예를 들어 미스터 초밥왕에서 참치대뱃살이 혀에 녹으며 뒤로는 폭발하는 후지산과 철썩이는 파도가 등장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특히 그레이트풀 사운드 마지막 무대에서 가사까지 밑에 달려 나오는 노래방 모드는 좀 뜨악한 면도 없지 않았네요. 콘서트장에서 떼창하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관객은 오히려 일본보다 나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긴 합니다;;

- 그런 고로 일본 음악과 일본 만화, 영화의 오그라드는 부분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봐서 손해될 건 없는 영화 같습니다. 원작의 팬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요.

P.S : 이래 놓고 '벡 O.S.T' 결정판! 이래가며 코유키 파트에 유명 가수 쓴 보컬 버전이 나오면 뭐 이건 그냥 굿즈 팔이 시나리오대로_no

P.S2 : 근데 사쿠라이 애인으로 나오는 쿠라우치 사리(히로미 역)는 뭘 믿고 그렇게 연기를 못 하나요ㄱ-(...) 아니면 원래 원작 캐릭터가 그렇게 심하게 국어책 읽기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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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on, In The 3rd Dimension : 망가 : 일본만화의 새로운 표현전 2011-01-02 04:55:27 #

    ... 모든 작가 분들의 사인을 받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대리 만족으로 사진만 찍어 왔습니다ㅠ.ㅠ 다음 작품은 헤롤드 사쿠이시의 '벡(Beck)'입니다. 얼마전에 우리나라에서 영화판이 개봉하기도 했지요. 이 작품은 설치물이 어떤 느낌인지 전해드리기 위해 짧게 동영상으로 찍어봤습니다. 영화를 본 후 원작을 보면서도 느낀 건데 가장 소리가 중요 ... more

덧글

  • 2010/11/30 19: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ion 2010/12/01 02:13 #

    아니 반대반대ㅋㅋㅋ 일이 잘 안 되서 이쪽부터 방출하고 할라고ㅋㅋㅋㅋ .............|||_no||| 원작에 대한 환상이 있다면 그냥 보존하는 것도 좋겠네;;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모를까;;
  • 알트아이젠 2010/11/30 20:41 # 답글

    두 가면라이더들이 주인공이라고해서 땡기기는한데, 만화나 애니메이션(이건 무료 VOD를 볼 수 있는데도 아직도 안보고 있음)을 안봐서 선뜻 손이 안갑니다.;;
  • Sion 2010/12/01 02:14 #

    헐;; 제가 안봐서 몰랐는데 가면라이더가 둘이나 나왔군요;; 그 라이벌로 나온 탤런트 역은 프로필 보다보니 나오길래 알았지만 다른 한 명은 누군가요?;; 저도 원작을 안 봐 조금 고민했는데 그런 것치곤 괜찮았습니다. 전 이제 원작을 보려고요;;
  • 충격 2010/12/01 15:54 #

    코유키가 가면라이더 덴오 주역, 류스케가 가면라이더 카부토 주역입니다.
    얘들은 기본적으로 이케멘 와카테로 카테고리가 같기 때문에
    기존의 다른 작품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었죠.

    그러고보니 요시토도 초덴오 트릴로지에 나왔었군요.
    (이건 아직 못 봐서 제가 오히려 지금 알았네요)
  • Sion 2010/12/02 14:04 #

    아하,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근데 그렇게 되면 가면라이더 등장 배우가 3명이나 되는 거군요;; 언제 날 잡아서 가면라이더도 한 번 봐야겠습니다_no
  • 문어 2010/11/30 21:20 # 답글

    원작을 안봤고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상세한 리뷰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Sion 2010/12/01 02:16 #

    그럼 오히려 원작에 대한 환상이 없어서 낫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원작을 재밌게 봤으면 봤을 수록 다른 매체로 나온 걸 보기 참 힘들어지니까요^^; 이야기가 좀 점프한다는 느낌이 없는 건 아닌데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고 봅니다^^;
  • 잠본이 2010/11/30 23:02 # 답글

    미스터 초밥왕과 비교를 해놓으니 딱 느낌이 오는군요.;;;
  • Sion 2010/12/01 02:18 #

    완전히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대충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어서 비교해봤습니다^^;
  • 충격 2010/12/01 11:48 # 답글

    - 영화판에서 짐 월슈가 까메오 수준으로 격하되었고
    벡의 또 다른 모습인 몽골리안 찹 스쿼드 파트가 파트가 다 들려나갔는데,
    영화에 나온 부분이 원작 1부격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2부격에 해당하는 부분은 란의 방해공작으로 인한 국내에서의 비루한 삶과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찾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레온 싸익스와 관련된 역학 관계는 계속 중심을 이루게 됩니다.
    게다가 결국 에디의...... 으로도 연결이 되기에 빠질 수 없는 요소죠.

    - 원작 10권까지 정도인데, 원작에 비하면 다 구겨넣었다기보다는
    상당히 압축, 재구성되어 있습니다.

    - 히로미는 원래 그렇지 않아요... 마호도 너무 매력이 없고.
    남성 출연진들이 상당히 씽크로가 높은 데 비해 여성 출연진들이 약점인 듯.
  • Sion 2010/12/02 14:06 #

    저는 다 집어넣은 걸로 알았는데 1부에 해당하는 부분만 압축한 것이었군요;; 2부가 말씀하신 대로라면 그렇겠지만 영화속에서는 레온 싸익스 쪽이 너무 잉여해보여서ㅠ.ㅠ

    아, 히로미는 역시 그렇죠?;; 아무리 생각해도 만화에 저런 캐릭터가 나올까 싶을 정도로 연기를 못하길래_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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