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V 2집 '집행유애' - 쿨하지 못한 너는 집행유애 by Sion

올 상반기 디지털 싱글 'Do You Wanna Be Cool?'에 수록된 타이틀 '쿨하지 못해 미안해'로 가히 UV 신드롬을 일으켰던 두 유부남 그룹 UV. "No Cool~ I'm Sorry~ 쿨하지 못해 미안해~"는 쿨하지 못하게 솔로가 된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죠ㅠ.ㅠ


이번 UV 두번째 미니앨범 '집행유애'의 자못 진지한 표지와 쿨을 넘어 콜드해 보이는 수갑은 UV의 전력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평범한 힙합 앨범이라고 생각할 법합니다. 하지만 UV, 유세윤과 뮤지. 그들의 전력은 이 평범해 보이는 앨범을 평범치 않은 앨범으로 탈바꿈시켜버리죠-_-)b

평범해 보이는 UV의 노래가 평범해 지지 않는 이유는 이 또한 인터넷에서 열풍이었던 'SNL Digital Short'의 'The Lonely Island'가 부른 노래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NL 뮤직비디오 모음(사라 님의 블로그)

개인적으로는 'I'm on a Boat(feat. T-Pain)'와 'On The Ground'를 가장 좋아하는데 힙합이란 장르를 비틀어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준 케이스죠. 장르가 가진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며 그 이미지가 깨졌을 때의 균열이 얼마나 큰 웃음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서 UV도 처음 봤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실제 '쿨하지 못해 미안해'의 뮤직비디오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등장하는 'Dick in a Box'를 보고 영감을 얻어 제작하게 되었다고 했으니 비슷한 느낌을 받는 것도 당연한가 싶네요^^;

아, SNL과 UV가 닮은 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애초에 노래가 제대로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이만큼 웃기지는 못했을 거란 거죠-_-)b

- 뭐야 이 돋는 90년대 빠쑝과 어색한 포즈는ㅠ.ㅠ 게다가 피스 마크까지;ㅁ;)b -


그 UV의 두번째 미니앨범 '집행유애'는 두번째 앨범이지만 실물 CD 앨범으로 구매할 수 있는 처음이자 현재로선 유일한 앨범입니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가 수록된 첫 미니 앨범 'Do You Wanna Be Cool?'을 시작으로 웹툰 '와라! 편의점'의 OST Part.2 등을 비롯해 추석특집 'MOM feat. 여운자'까지 '집행유애'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디지털 싱글이니까요.


2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집행유애'는 저에게 멜로디 부분은 듀스(DEUX)를, 랩 부분은 '흐린 기억속의 그대'를 비롯해 현진영 노래가 떠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아, 중간중간 '푸하하푸푸하하'로 추임새를 넣는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 2집의 'Yo! Taiji' - '하여가'가 떠올랐고 말이죠. '듀스'의 데뷔, '흐린 기억 속의 그대'가 실려있는 '현진영'의 2집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시대의 총아가 떠오르기 시작한 바로 그 시절 1992~1993년을 집중적으로 상기시키는 UV의 두번째 앨범은 그 전체가 바로 90년대 한국 가요계에 바치는 그들 나름의 오마쥬가 아닐까 싶습니다. 혹자는 한국 가요 역사상 대중의 선호와 음악성의 괴리가 가장 작았던, 한국 대중 음악의 황금기로까지 일컫는 바로 그 시절 1990년대 말입니다.

- 듀스 앨범이 있었다면 더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듀스보단 서태지와 아이들 쪽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그때의 포즈와 느낌이란 걸 이렇게 밖에 비교 못 하겠네요^^; -


이는 음악뿐 아니라 뮤직비디오에서 꼼꼼하게 재현해낸 화면들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케이블TV도 없었기 때문에 모든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공중파에서 나왔었죠. 그렇게 채널이 적으니 속보가 들어오면 뮤직비디오 위로 뉴스 속보가 흐르곤 했습니다. '집행유애'의 뮤직비디오에서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전병관 금메달' 뉴스속보를 일부러 흘려넣어 그 시절을 재현해 냈네요^^; 그뿐 아니라 쟈니윤 쇼가 포함된 TV시간표가 밑으로 흘러가고 뮤직비디오가 끝난 비디오 테입 뒷부분에는 미처 지우지 못한 - 혹은 훼이크 뒤의 본편 - 포르노가 녹화되어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중간중간 중고딩 시절 따라 춤추는 유세윤까지 90년대 꼬꼬마들의 생활상을 그 시절 그대로 느낌까지 재현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시절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아마 마음 속으로 뭔가 모를 그리움이 흐르지 않을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애착이 가는 건 뮤지와 유세윤의 현상황을 다소 코믹하게 자학묘사한 1번 트랙 'intro(Hey Jean)'에 뒤이어 터져 나오는 신나는 댄스 넘버, 2번 트랙 '999(feat. Sofia)'입니다. 예의 그 '훠오~' 소리와 신디사이저가 전면에 등장하는 유로비트(?)를 좋아하기 때문이죠;; 근래 들어 레트로란 이름을 얻기 전엔 그저 낡았다는 소릴 듣던 장르입니다만 테크노와 하우스, 유로비트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_-)b 게다가 ~구(9)로 라임을 맞추는 가사들도 입에 착 감기고 말이죠^^


- 그런 의미에서 2010 GAP 본투락 콘서트(Born to Rock Concert)에 스페셜 게스트로 등장했던 UV의 999 라이브 무대 한토막-_-)b -


장르의 약속처럼 들어간 4번 트랙 'skit'의 함성 소리를 지나면, 5번 트랙 'game'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에서 뮤지의 보컬은 1993년에 데뷔한 '솔리드'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분위기 있는 뮤지 파트의 보컬과는 달리 유세윤 파트의 랩은 '뽀뽀했으니까 우린 하나인 걸' 같은 유치찬란한 가사로 개그를 치고 있고요>_<

음, 그래서 말인데 저는 UV의 활동을 이 앨범과 '쿨하지 못해 미안해' MV 밖에 못 봐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워낙 보이는 유세윤의 포스가 쩔어서 상대적으로 서포트 역처럼 보여도 UV의 음악을 보이지 않게 지배하는 것은 뮤지가 아닐까 합니다. 뮤지는 실제 '하이사이드(High Syde)'란 그룹의 보컬이기도 하고요. 처음엔 너무 이미지가 달라 적응이 좀 안됐지만 하이사이드의 첫 싱글 타이틀 'High Syde'도 예전 느낌 물씬 나는 사운드가 인상적이었고, 그 노래 가사에서도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뉴 잭 스윙(New Jack Swing)이 UV의 두번째 미니 앨범 '집행유애'의 기저에 흐르고 있으니까요. ...아니면 뮤지는 정말 들러리고 맨날 치는 드립처럼 유세윤이 정말 천재뮤지션이었다거나ㄱ-(?!)

어쨌건 강유미가 피처링한 마지막 6번 트랙 '쿨한나(feat. Yumi)'는 '쿨하지 못해 미안해'의 대구를 이루는 노래이지만 뭔가 하나 빠져있는 찌질함을 여전히 자랑하는 노래였습니다(쿨럭;;)

여담이지만 UV 두번째 미니 앨범의 제목 '집행유애'는 앞서 오마쥬를 바친 여느 곡들과 마찬가지로 90년대(중후반)의 히트곡인 '룰라'의 '천상유애'와 '김민종'의 '귀천도애'를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두 노래는 공히 90년대 가요계에 터진 표절 스캔들의 대표곡이죠. 되돌아 보면 UV 2집의 오마쥬를 넘어 복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몇몇 과도한 샘플링은 90년대의 이런 풍경까지 묘사해내고 싶었던 건가?! 싶기도 합니다. ...꿈보다 해몽이려나요;; 근데 UV의 캐릭터라면 이 표절 관련 에피소드와 아이디어로도 재미난 노래 혹은 퍼포먼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쪽은 건드리기 힘들었던 걸까요? SNL에서처럼 이런 부분까지 과감하게 건드려주면 훨씬 더 재밌을 텐데 말이죠ㄱ-

그런 고로 UV 두번째 미니 앨범 '집행유애'는 1990년대 한국 대중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그 시절을 복기할 수 있는 추억의 앨범이 될 것이며, 그 시절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잘 나가는 예능인의 재미난 퍼포먼스로서의 기능도 톡톡히 해내는 또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쿨하게 한 장?ㄱ-)b

P.S : UV 앨범은 위드블로그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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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oy 2010/10/24 05:31 # 답글

    많은 성화 부탁드립니다...;;;
  • Sion 2010/10/24 15:35 #

    오오 그말씀이 딱 어울리는 그룹입니다. 많은 성화...ㅎㅎㅎ
  • 파인애플달링 2010/10/25 08:30 # 답글

    UV 좋아..ㅋㅋ 가사에 집중하면 너무 재밌어.ㅠ
  • Sion 2010/10/26 03:07 #

    그니까 ㅋㅋ 의외로 노래도 괜찮아서 가사가 더 웃기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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