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우강호(劍雨) - 그 영화 참 괴(怪)하다;; by Sion

검우강호
정우성,양자경 / 수 차오핑

- 어제 시사회로 롯데시네마 신림에서 ㅇ 님과 함께 보고 왔습니다.

- 생각보다 검투씬을 중심으로 액션이 상당히 볼만합니다. 예고편 때문에 기대가 낮았던 탓도 좀 있지만;; 아무리 봐도 예고편이 안티인듯_no

- 아무래도 중국영화다 보니 정우성의 경우 경험이나 무술 실력은 다른 출연진에 비해 상당히 적겠지만 우월한 기럭지 덕에 상당 부분 커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비자가 인용한 말인 '소매가 길어야 춤이 예뻐 보인다'처럼 말이죠.

-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편법(?)이고 역시나 이야기에 있어서, 액션에 있어서 주인공은 양자경입니다. 실질적으로 양자경 원탑 스트라이커에 나머지는 비중의 차이가 조금씩 나는 조연 공격수. 게다가 양자경 누님은 액션에 있어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예스 마담'이자 '와호장룡' 아닙니까-_-)b 액션 중간중간 멈추는 연출이 좀 거슬릴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절도있는 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앞서 말씀드린 액션+무협에 '검우강호는 슬픈 운명의 굴레에서 얼굴도 이름도 버리고 복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암살자의 천하를 뒤흔든 복수극'이란 소개를 보면 비정한 강호와 그 안에서도 의리를 지키는 협사가 등장하는 정통 무협으로 일관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영화는 최종적으로 개그 영화이기 때문입니다ㄱ-)b(콰쾅!) 이게 왜 개그 영화가 될 수밖에 없는지는 직접 보셔야만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남자들이요...|||_no|||

* 여기서부턴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양자경과 정우성이 나이 차 때문에 부부로서 그림이 안 된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차피 그건 영화적으로 의도된 그림이라고 봅니다. 암살단에서 양자경이 빠진 자리를 대신한 서희원. 그녀가 부인인 양자경이 없는 틈을 타 알몸으로 정우성을 유혹하는 씬은 양자경보다 그녀가 훨씬 젊고 아름다워야 의미가 있는 씬이었으니까요. 애초에 양자경 역이 젊고 아름다운, 정우성과 그림이 되는 여배우였다면 효과도 없고 무의미한 씬이었겠죠.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그 씬도 개그가 되어버렸지만_no ( <- )

- 근데 그렇게 나이차가 나긴 합니다만 의외로 중반부까지 정우성과 양자경이 보여주는 부부생활은 참 알콩달콩한 게 로맨틱 코메디의 기운까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똑부러지는 연상녀와 어수룩하지만 착한 그래서 키우는 보람이 있는 연하남의 조합이 생각보다 훈훈하더군요.

- 그래서 골드미스는 성형의 힘 좀 빌리면 정우성처럼 잘생긴 연하남을 거느리고 살 수 있다는 아줌마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건가?! 란 망상도 잠깐(어?)

- 그 로맨틱 코메디스러운 달달함과 강호의 절정 고수인 실력을 서로에게 감춘 부부라는 데에서 많이들 얘기하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가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성형으로 얼굴을 바꾼 두 사람의 만남이란 점에서는 감독이 감독인지라 '페이스 오프'도 떠오를 수밖에 없었고요^^; 오우삼과 공동 감독인 수 차오핑은 이 영화 자체가 7, 80년대 홍콩 무협 영화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그 시절 무협 영화를 많이 보지 못 해서 그런지 헐리웃 영화 쪽이 먼저 생각나더라고요;;

- 그렇긴 하지만 무협을 아주 모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인지 라마(羅摩) 선사가 천축국에서 중국에 불법을 설파하러 온 것을 고전적인 그림과 글귀로 약술하는 오프닝부터 중간 중간 삽입된 나레이션, 소재, 이야기의 전개 등등은 왠지 모를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그리운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 아무튼 가장 빵 터지는 개그는 악의 보스인 전륜왕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영화 중 가장 웃기면 안 되는 타이밍에 제일 웃겨서 문제지만요;; 왜냐하면 그가 오프닝에 설명된 라마의 시신을 집요하게 노리는 이유가 자신의 곶아 치료를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_no 절정 고수로 만들어 주는 무림 최고의 보물 라마 선사의 시신이 비아그라로 전락하는 순간이죠(먼 산) 대체 이렇게나 포부가 현실적인 악의 보스라니ㅠ.ㅠ

- 이보시오. 의사 양반 그게 무슨 소리요. 곶아라니. 내가 곶아라니ㅠ.ㅠ -


- 물론 스토리도 그렇고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고 전혀 웃기라고 만든 씬도 아닌 것 같고 전륜왕으로서는 굉장히 절박한 이유라는 게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더 웃겨요_no ( <- ) 규화보전을 위해 스스로 곶아의 길을 택한 '동방불패'는 뽀대라도 나지ㅠ.ㅠ

- 그러고 보니 전륜왕이 제자였던 양자경한테 전수한 검법이 벽사검법이었죠?;; 러닝 타임이 쫌만 더 길었다면 규화보전도 시전할 기세;; 전륜왕 이 불쌍한 것아ㅠ.ㅠ 곶아된 김에 곶아 무예는 두루두루 다 건드려본 게냐?!;; 그렇게 익힌 무예를 거둔 여자들에게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었으니... 이건 완전 아는 게 많아 주변에 여자는 많은데 맨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과제 셔틀 '좋은 오빠' 꼬락서니ㅠ.ㅠ 뭐, 뭐야 내 눈에 흐르는 이것은 눈물인가?!ㅠ.ㅠ

- 양자경 대신 거둔 서희원에게 자신이 곶아이며 라마의 시신을 찾는 이유도 죽은 사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그 보물이라면 이미 없어진 자신의 죤슨도 다시 만들어 벌떡 일으켜 세워주리라는, 그래서 절륜왕으로 다시 태어나 진정한 사나이(...)가 되겠다는 걸 들키고 만 전륜왕. 피식거리며 다가서는 서희원을 피해 떠듬떠듬 뒷걸음질 치는 그의 처지가 어찌나 동정이 가던지...ㅠ.ㅠ 게다가 서희원은 전 남편이 불능이라 죽인 요녀ㅎㄷㄷ 뭔가 격하게 동정이 가게 만드는데 그 대상이 악의 보스인 이 부조리한 상황이 결국 빵 터지는 웃음으로 승화되더라고요_no

- 초반에 나온 절도 있는 검투와 알콩달콩한 로맨틱 코메디의 기운이 이 절륜왕이 되고 싶었던 전륜왕의 스토리 때문에 본의아니게 모조리 훼이크가 되어 버렸습니다;; 음... 근데 저는 이게 너무 재밌었어요_no 정말 기대도 못한 영화가 기대도 못한 포인트로 웃겨주니 원래 이런 영화로 의도한 건 아닌 거 같지만 재밌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ㅁ;)b 이것이 대륙의 정우성 사용법이라고나 할까... 아마 우리나라에서였다면 이런 식으로 웃길 영화에 정우성을 캐스팅하리란 발상을 아무도 못했을 듯;;

- 음, 근데 생각해 보면 이 영화의 절정 고수는 정우성도 양자경도 아닌 수상안전가옥(?!)에서 불법 의료 행위하시는 의사 선생. 평민의 기럭지와 얼굴을 대체 어떻게 개조 성형하면 정우성이 만들어 지는 거냐;; 그야말로 화타의 현신ㄱ-)b

- 그런 의미에서 전륜왕 이 불쌍한 생퀴ㅠ.ㅠ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민간요법 삭힌 라마(!)는 어디서 주워들어 가지고ㅠ.ㅠ 대신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했으면 정찰제 황금 두 괴로 평화롭게 절륜왕이 될 수 있었을 텐데ㅠ.ㅠ 자경이 누님 성형할 때처럼 50년 말단 공무원 + 곶아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 구구절절한 사연을 말씀드렸으면 의료보험도 적용해 줬을지도 모르잖아ㅠ.ㅠ(...)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는 닥치고 진리ㄱ-)b

- 좀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면 라마 선사의 시신이란 보물을 중심으로 형이상학을 가르쳐도 형이하학으로서만 써먹으려고 혈안이 된 중생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는 살아생전 천축국에서 중생을 계도하기 위해 중국에 와 불법을 설파했지만 죽어서는 강호의 욕망과 이전투구 앞에 비아그라로까지 전락했으니까요. 원래 감독이 이걸 의도한 건지 아니면 진짜 훼이크다 병시나!로 개그 영화를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_no ( <- )

- 결론적으로 보도자료에 많이 보이는 페이스 오프 풍의 진지한 복수극을 기대하고 가시면 엄청나게 큰 문제가 있지만(아니 이쪽이 제일 웃기게 볼 수 있을지도;;), 옛날 그 시절의 무협과 개그, 로맨스가 적절히 섞인 홍콩 영화를 생각하신다면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전 그 괴함이 진짜로 맘에 들었어요;;

P.S : 왜 우리나라 미남들은 중국영화에만 나오면 뛰댕기는 역으로 나오는 건지;; '무극' 때 장동건만 해도 그렇고, 정우성도 이 영화에서 시장통 퀵서비스맨(?)으로 나오죠;;

P.S2 : 아오슈발 중국어 영환데 왜 번역이 홍주희냐고. 아니 그보다 왜 홍주희가 아직도 발붙이고 있냐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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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on, In The 3rd Dimension : 투어리스트 - 2천만 달러면 당신도 뎁 사마-_-)b 2010-12-30 21:48:24 #

    ... 실제 범인이란 점에서는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가 떠오르기도 했네요ㅎㅎ - 뭣보다 이 영화는 정찰제 황금 두 괴만 있으면 당신도 정우성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줬던 '검우강호'처럼 2천만 달러만 있으면 조니 뎁도 될 수 있다는 귀중한 정보(?)를 알려주는 친절한 영화입니다ㄱ-)b(어?) - 아니 근데 진짜 여자한테 인기가 있어지고 말고 ... more

덧글

  • 파인애플달링 2010/10/13 12:49 # 답글

    아 나 이거 볼라고 했는데 봐야겠다.ㅋㅋ
  • Sion 2010/10/24 15:23 #

    이미 보셨을랑가 모르겠네 ㅋㅋ 잼나게 잘 보시구랴-_-)/
  • 스토리작가tory 2010/10/13 13:01 # 답글

    뛰어다니는 액션이 가장 쉽게 몸동작으로 할수 있는거라...

    근데 감히 누가 곶아를 치료하는데 방해하는거죠(버럭!)

    영어대본을 보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을걸로 알고 있는데 그 때문인가요.,.
  • Sion 2010/10/24 15:24 #

    기본적인 몸동작이 가장 그 사람의 액션을 잘 드러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뭐랄까 둘 다 기존의 이미지와 좀 안 어울려 보이는 뜀박질이라 말이죠^^;

    그러게나 말입니다. 대체 누가 그런 사악한 짓을ㅠ.ㅠ

    아마도 영문대본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전 그게 참 맘에 안 들더군요;;
  • 동사서독 2010/10/13 13:14 # 답글

    전륜왕 스토리를 읽어보니 이분 분량만큼은 외전으로 따로 한 편 만들어야겠네요.

  • Sion 2010/10/24 15:25 #

    정말 눈물없인 볼 수 없는 사랑과 비극의 휴먼 스토리 대작이 될 거 같습니다ㅠ.ㅠ)b
  • 산왕 2010/10/13 15:41 # 답글

    이거 게임과 함께 광고를 하던데, 게임도 최종보스는 설마 곶...orz..
  • Sion 2010/10/24 15:25 #

    헐;; 이게 게임도 있어요?;; 최종 보스의 위크 포인트는 정해졌..._no
  • 로오나 2010/10/13 16:13 # 답글

    어, 봐야겠군요 이건_no
  • Sion 2010/10/24 15:25 #

    사나이라면 보고 함께 울어줘야 됩니다ㅠ.ㅠ
  • 천용희 2010/10/13 18:25 # 답글

    수 차오핑은 장르를 뒤트는데 재능이 있는 사람입니다. 전작 궤사(실크)도 일반적인 유령장르를 뒤틀어서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던 사람이 만드는 무협영화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죠. 한번 봐야겠네요.

    P.S. 아마 서희원은 시나리오 쓰기 전부터 캐스팅이 되어있었을 겁니다. 이 여자분 수 차오핑이 만든 영화에는 자주 나오시니까요.
  • Sion 2010/10/24 15:27 #

    아, 그렇군요. 제가 중국 영화는 잘 모르다 보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말씀을 듣고 보니 어딘가 스즈키 세이준의 영화를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난 싶기도 합니다^^; 진지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 터져 나오는 웃음이 말이죠>_<
  • 정호찬 2010/10/13 18:40 # 답글

    번역은 대부분 영어화된 대본을 받기 때문이죠. 그래서 적벽대전 때 슛 골인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썼나 봅니다. -.-;;(잊지 않겠다 홍 작가)
  • Sion 2010/10/24 15:31 #

    홍주희는 도대체....ㄱ-(이하 략) 저는 원본이 어느 나라가 되었건 '영문' 대본을 받아 번역하는 관행이 정말 마음에 안 듭니다. 문화제국주의 이런 걸 떠나서, 애초에 영문 대본이 제대로 되어 있으리란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중역은 자막의 저질화를 가속시킬 뿐이죠. 실제 영화제에서 일본영화의 대사와 영문 자막과 한국어 자막이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제각각 따로 놀고 있는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정말 이대로는 충공깽의 미래 밖에 없겠더군요;; 대체 한국 관객들은 언제쯤 되어야 제대로 된 자막을 볼 수 있을지 원;;
  • 로니우드 2010/10/13 20:23 # 답글

    양조위 이연걸이 나온 영웅도 번역 이미도가 떠서 깜짝놀랐었는데, 그게 위의 정호찬님께서 말씀해주셨듯 영문대본으로 받는다더군요.ㄷㄷㄷ
    처음에는 이미도는 도대체 몇개 국어를 하는거야!!! 했었죠. 어휴. 제발 자막 좀 현실적이고 상식적으로 만들어줬으면 해요.ㅠㅠ
  • Sion 2010/10/24 15:32 #

    그러게나 말입니다. 제발 자막 좀 상식적으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ㅠ.ㅠ 같은 나라 말도 한 사람 건너가면 뉘앙스가 바뀌기 마련인데 이런 쌍팔년도 중역은 말할 것도 없지요_no
  • 역설 2010/10/13 21:04 # 답글

    헉 홍주희 orz;;
  • Sion 2010/10/24 15:32 #

    아직도 발붙이고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_no
  • lchocobo 2010/10/14 00:23 # 답글

    아, 뭐랄까, 참, 슬픈 악당이네요. 왠지 악당에게 힘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
  • Sion 2010/10/24 15:33 #

    사나이라면 같이 울어줘야합니다ㅠ.ㅠ
  • 2010/10/18 09: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ion 2010/10/24 15:34 #

    네 진짜 말그대로 골드 미스죠;; 과연 저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었군요^^; 그 수상가옥에서 조수하는 여자 아이를 보고 액쩐뿌리케!할 번 했..._no 근데 제가 중국 영화를 잘 모르다 보니 말씀하신 오패자가 어디 나온 누군지 잘 모르겠네요ㅠ.ㅠ
  • marlowe 2010/10/24 21:45 # 답글

    오패자는 자청쌍검에서 사부 겸 남편을 배신하는 여자로 나왔어요.
    http://bluewolf.egloos.com/4480995
  • Sion 2010/10/26 03:06 #

    어잌후 포스팅 잘 봤습니다>_< ...그런데 제가 자청쌍검도 못봐서 잘 모르겠네요. 좀 더 공력을 쌓도록 하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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