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VOL.1(のだめカンタ-ビレ 最終樂章 前編) - 본분을 다한 영화 by Sion

노다메 칸타빌레 Vol.1
우에노 주리,타마키 히로시,타케나카 나오토 / 타케우치 히데키

- 지난주에 롯데시네마 신림에서 일반 상영으로 '노돠메 촹~'을 보고 왔습니다.

- 일단 저는 만화책은 이십 몇 권인가까지 봤지만 드라마는 본 적이 없습니다. 주변에 드라마를 재밌게 본 사람들이 많아 얘기만 전해들은 정도고 우에노 쥬리가 노다메, 타마키 히로시가 치아키 선배, 슈트레제만이 타케나카 나오토라는 것까지만 알고 있었네요;; 하지만 드라마 자체가 만화책을 그대로 복기했는지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었습니다.

- 만화책의 복기라고 했는데 현실 속 배우들로 캐릭터들을 여기까지 만들어 낸 건 정말 대단하군요... 랄까 참 일본 영화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망구스 등장 장면에서 특히 그렇듯 밑도 끝도 없이 노골적으로 등장하는 CG 애니메이션, 과장이다 못해 넘쳐 흐르는 만화적 연출을 실사 영화에 팍팍 써대는 건 정말 일본 영화가 아니면 못 할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치아키가 노다메를 쓰러뜨릴 때 - 그러니까 그런(?)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때려서 쓰러뜨릴 때;; - 그 철퍼덕 쓰러지는 게 뻔히 인형이란 걸 알 수 있게 만든 건 참 끝까지 밀어붙였구나 싶어 그 모든 과장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버리네요ㄱ-)b

- 그렇기 때문에 '노다메 칸타빌레'를 잘 모르시거나, 평소 가벼운 일본 영화의 테이스트를 좋아하지 않으셨던 분이라면 웬만하면 피해가시길;; 반대로 노다메 시리즈들을 재밌게 보셨다거나 그런 일본 영화들을 좋아하신다면 당장 보셔야 합니다...만 그런 분들은 이미 다 보셨겠죠_no

- 이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을 보고 개인적으론 좋았다가 2/3, 좀 과했다가 1/3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뭐 과했다는 건 언제나 그렇듯 CG 퀄리티가 좀..._no 솔직히 헐리웃 빼곤 CG야 어차피 다 듣보잡이지만 일본은 실사 영화에서 CG 퀄리티가 좀 심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어서;; 이번 VOL.1의 음악적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도 한창 감동적으로 듣고 있는데 갑자기 어설픈 CG 대포가 등장하니 텐션이 떨어지더라는..._no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노다메 대신 맞는 인형을 뻔뻔히 등장시켰으니 그런 어설픔 자체가 노다메 시리즈의 정체성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 항상 친절한 악곡 해설은 여전하더군요. 드라마가 한창 뜨던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노다메 식의 친절한 해설을 덧붙인 클래식 콘서트들이 유행했었죠.

- 눈으로 보는 대포의 어설픔은 차치하고(...) 치아키와 단원들이 말레 쇼크를 딛고 일어난 후 '1812년 서곡'이 훌륭하게 울려퍼지는 장면에 다다르면 오랜만에 클래식 콘서트에 가고 싶단 생각이 격하게 듭니다. 개인적으로 원래 참 좋아하는 곡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만;;(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 그리고 2005년.) 그렇게 원래 좋아하던 곡 + 오합지졸들의 성공 스토리로 음악 듣고 싶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음악 영화의 본분을 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_-)b

- 또한 음악 영화로서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원작 만화에서 쌓여온 캐릭터극의 한 꼭지로서도 본분을 다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인공인 노다메의 성장이란 면에서요.

- 영화의 클라이막스 '1812년 서곡'를 훌륭히 마친 말레 오케스트라는 세팅을 바꿔 치아키가 지휘와 함께 피아노도 맡습니다. 그리고 연주되는 곡은 '바흐의 피아노 콘체르토( J.S.Bach.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BWV1052 )'. 극중에서도 치아키를 위한 선물처럼 등장해서 그런지 그의 카리스마가 한껏 드러나는 곡입니다.

- 그 연주를 관객석에서 그녀답지 않은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노다메. 연주도 절정으로 치달아 치아키는 건반을 있는 힘껏 내리누르고 그 순간 노다메의 눈에선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동시에 관객석의 노다메를 뒤에서 잡고 있던 카메라가 초점을 노다메에게로 꽉 조입니다. 뒤로 당겨지는 느낌과 함께 더더욱 선명해지는 노다메 자신의 작은 모습, 반대급부로 무대 위에서 빛나는 치아키는 더욱 초점이 흐려지며 멀어집니다. 영화는 이 한장면으로 노다메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표현해 냈습니다. 또한 말씀드린대로 굉장히 정직한 연출과 편집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노다메의 캐릭터와도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되고요.

- 그 장면 후에 노다메가 내뱉는 대사가 "...치사해." 인 것으로 보아 아마도 노다메는 치아키를 보며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게 아닌가 싶네요. 일본에서 기를 쓰고 프랑스 콩세르바투아르까지 쫓아와서 조금만 더 연습하면 같이 협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던 노다메에게 이 말레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 더더군다나 노다메의 전공이기도 한 치아키의 피아노 연주는 - 적어도 이 시점에서만큼은 그 꿈을 박살내고 서슬퍼런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순간이었을 겁니다. 모든 건 꿈이었고 아직은 감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 아니라는 현실을요. 더더욱 아픈 건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자기자신이 잘 알기 때문일 겁니다. 좌절과 질투, 부러움 등의 감정이 소용돌이 치는 순간이죠.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사랑하는 사람의 그런 훌륭함을 순수하게 칭찬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기비하로 이어져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나'란 생각에 시달리기도 하며, 정말 못 견딜 수준에 이르면 '왜 하늘은 이 주유를 내시고 또 제갈량을 내셨습니까?!'란 대사와 함께 각혈을...(이하 략)

- 이건 좀 재밌는 부분이었데 캐릭터로 매치시키자면 노다메가 오히려 천재파인 모짜르트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런 캐릭터 상 명랑한 만화의 분위기 상 노다메는 바로 그 좌절을 치고 올라와 우후훗~ 한 엔딩을 펼쳐줄 테니 즐겁게 기다리면 되겠죠. 그래서 최종악장 후편(VOL.2)이 더 기대되네요.

- 그렇기 때문에 오바스런 액션과 허접한 CG, 시리즈를 보지 못한 관객들에 대한 불친절 등 모든 단점을 뒤로 하고, 노다메 칸타빌레 VOL.1(のだめカンタ-ビレ 最終樂章 前編)은 극영화로서든 음악영화로서든 본분을 다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 VOL.1 끝날 때 자막으로 VOL.2의 예고편이 있다고 뜨며 가을 개봉 예정이라고도 나오는 걸 보면 카더라대로 VOL.2도 10월 경에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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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체셔 2010/09/20 17:06 # 답글

    11일에 재미있게 보고 왔답니다.이 야간 유치하고 B급스러움이 노다메 시리즈의 정수?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우너작 팬인 저는 즐겁게 봤답니다.그런데 조조로 갔더니 초글링의 습격..우는 애는 제발 데리고 나가세요 어머님!
  • Sion 2010/09/20 22:30 #

    9.11 기념으로 노다메를 습격하셨군요( <- ) 확실히 그 유치하고 쌈마이한 게 꽤나 즐거웠더랬습니다. 주말이라 그런가요?;; 초글링들이 습격할 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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