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Salt) - 졸리는 좋지만 영화는 낡았다 by Sion

솔트
안젤리나 졸리,리브 슈라이버,치웨텔 아이오포 / 필립 노이스

안젤리나 졸리 '솔트' 프리미어 레드카펫 현장 스케치(클릭)

- 28일 안젤리나 졸리 레드 카펫 행사 직후 열린 CGV 영등포 전관 시사회에서 (아마도) 디지털 상영으로 보고 왔습니다.

* 아마도 스포일러 있을 듯.

- 안젤리나 졸리를 직접 본 것도 좋고 사인까지 받아서 더 좋은데, 좋은 건 좋은 거고 '솔트'란 영화 자체는 냉전 시기에 나왔어야 할 좀 낡은 첩보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중 스파이, 마타하리, 미국, 소련, 냉전의 유산, ICBM 등등 소재부터도 말이죠;;

- 게다가 뭐랄까 예전에 봤던 영화들만 줄창 생각나는 게 오리지널리티가 좀 떨어지는 영화 같습니다. 많이 얘기되다시피 '제이슨 본' 시리즈의 여성 버전이란 느낌에 어설프게 '도망자' 같은 예전 영화도 떠오르더라고요. 게다가 핵미사일 카운트 다운을 놓고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건 무수한 스파이 영화들은 물론 '짱구는 못말려' 같은 개그 만화에서까지 사골 우려내듯 우려낸 기믹아니겠습니까?;;(이 기회를 빌어 고 우스이 요시토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마지막에 가면 이건 배트맨과 고든 반장의 관계를 흉내내는 건가 싶은 탈출 및 후속작 예고씬까지;; 어떻게 보면 자신의 능력을 키워준 조직을 배신하고 그 능력으로 조직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그리고 곧 죽어도 독고다이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넓게 보면 '닌자 어쌔신' 류의 영화들도 떠오르게 만들었습니다.

- 더해서 각 캐릭터들의 관계는 본격 예지력 상승 영화랄까요. 추리 만화처럼 얘가 범인, 얘는 우리 편, 뭐 생긴 것만으로도 인간 관계가 파악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물론 이런 장르의 영화에서 그게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서도;; 아, 남편이 결국 죽는 건 약간 의외였네요. 거기까지 암울하게 가진 않을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성별을 반대로 뒤집어 보니 이런 류 영화에서는 남자 주인공을 도와주던 여성 캐릭터가 종종 죽기도 하니 범위내군요(애초 시나리오는 탐 크루즈를 염두에 둔 '에드윈 솔트' 버전이었다죠?).
- 그런 의미에서 새롭진 않더라도 오랜만에 냉전시대 첩보 영화 느낌을 원한다면 추천할 법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런 영화는 이미 케이블 채널에서 죽도록 재방송하고 있는데 굳이 극장에 가서 봐야할까? 란 의문이 남긴 합니다만서도;; '마린 블루스'로 유명한 성게 군(현재는 majo지만)은 이런 트윗을 남겼더군요, "와--- 솔트 꼭 보세요!!!! 비디오로."

- 아니 어떻게 보면 지금 영화 시장의 주 관객층은 미국과 소련의 양강 구도와 냉전에 대한 기억이 없는 냉전 시대 이후 출생자들일테니 의외로 틈새 시장 공략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스치네요;;
- 이 영화의 주인공, 에블린 솔트로 등장한 졸리 언니는 도망 다니느라 뛰고 뛰고 또 뛰는 군요. 이건 뭐 포레스트 검프도 아니고;; 그렇게 땀에서 짠내나게 뛰댕기는 졸리 언니가 주인공이라 영화 제목이 소금(Salt)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쿨럭;;)

- 용사물 RPG에서도 확인된 법칙이지만 역시 주인공이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익혀야만 할 스킬은 '스틸'...훔치기_no 왜 용사는 첫 스테이지 마을에서부터 마을사람들 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허락도 안 받고 아이템들을 훔치잖아요?ㄱ-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인 졸리 언니는 옷부터 무기, 차 등등 소소한 것들까지 다 훔쳐서 현지조달 하네요;; 우스개지만 밖에서 저 물건이 필요할 때 저기서 훔치면 되겠구나라는 범죄 교과서(?!)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 그나저나 북한은 이제 헐리웃 영화에서 차기 주적으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한 듯? 영화 시작부터 한국말 같은 게 들린다 싶어 약간 놀랐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굉장한 국가 브랜드 마케팅(어?). 스폰서에, 돈 쏟아붓고도, 영화에 겨우 제품 하나 2초나마 비출라고 안달인 남한 기업들과 큰 대조(?)라고 해야 하나요_no 북한 애들은 돈 한 푼 안내고 튕겨도 알아서 작품 내내 출연시켜주니 말이죠(먼 산) 역시 사고를 칠려면 크게 치라는 군대 시절 말이 진리
- 졸리 언니의 에블린 솔트가 멋지긴 한데 캐릭터의 멋짐과는 별도로 육탄전 액션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고생이야 많이 했겠지만 좀 둔중한 느낌? 대신 '툼레이더' 때 느낌이 남아 있는지 오토바이 타고 탈주하는 씬은 간지나더라고요.

- 마지막으로 marlowe 님의 솔트 포스트에서 마지막 문장을 인용합니다. 영화의 낡음과 묘하게 맞닿는 한마디랄까요. "요즘은 예전처럼 스파이를 많이 보내지 않아요. 돈만 들지, 쓸만한 정보를 얻지 못하거든요. 차라리 구글을 하는 게 훨씬 낫죠."

한줄요약 : 이거시_업계의_현실.txt 우리 모두 구글신을 찬양합니다( <- ).

P.S : 네이버 스페셜 무비 에디션에 안젤리나 졸리 인터뷰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섹시한 여전사이자 박애주의자 [솔트] 안젤리나 졸리 인터뷰. 읽어보니 제가 트위터(@sioness 현재 맞팔 환영 중. 굽신굽신)를 통해 했던 질문 두 개 중 하나가 채택되어 안젤리나 졸리의 답변을 들었나 보네요>_< (네티즌 질문)이란 표시가 있는 질문 중 두번째가 제가 한 질문입니다(약간 축약되었지만). 기자회견장까지 가서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건 아쉽게도 안 됐고ㅠ.ㅠ 사실 답변을 듣고 싶었던 건 채택되지 않은 다른 질문이었던데다 통역에 문제가 있었는지 답변도 뭔가 동문서답스럽지만, 사인에 이어 제가 한 질문에 졸리가 답변해 줬다는 자체가 쵸큼 감동;ㅁ; 하지만 난 그 영화를 까고 있잖아? 난 안 될거야 아마_no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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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예영 2010/08/01 07:55 # 답글

    와! 안젤리나 졸리 여사를 직접 보셨다니 부러워요. 텔레비전에서 방한한 졸리를 보니 빛이 번쩍번쩍 나더군요. (얼굴에 기름 발랐을까요?)

    시대를 놓쳐 한 물 간 영화로 유명한 작품이 람보 3였잖아요? 냉전시대 끝났는데 람보 혼자 설쳐서 시대의 미아가 됐다고 당시 평론이 나왔었지요.

    이 솔트라는 작품은 내용상 냉전시대의 망령이 남아서 현 시대를 불행에 빠뜨리려는 걸 막는다는 내용이라, 그냥 제 막 나가는 단순 주관으로는 오히려 기발히다~ 싶더군요. 제가 냉전시대의 핵전쟁 공포를 아는 세대인데도 이렇게 볼 수 있으니, 냉전시대의 공포를 모르는 어린 층에서는 훨씬 자유롭게, 신기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요즘 인기 있는 젊은 가수 이승기 군이 자기 스승인 이선희 씨를 처음에는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알려주셔서 이선희 씨가 왕년의 대한민국 최고 가수라는 사실을 알았대요.

    그런 식이 아닐까요? 냉전시대 정서를 잘 모르는 젊은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솔트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올지도??? 푸훗~

    과거에 소련이 붕괴할 때 KGB가 불만이었다고 하고, 소련이 민주화될 때 이에 반발하여 소련군 일부에서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실패하기도 하였죠. 이러한 시대의 반동세력들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세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려는 음모...... 나름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냉전시대가 끝난 이후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새로운 악당 설정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냉전시대에는 소련 상대의 첩보전이 나오고, 제 3의 지구정복 악당도 나왔지만, 냉전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설정되어있던 건 기정 사실이었지요.

    그런데 냉전이 끝나고 세계 정세계 많이 바뀌니까 이래저래 고심이 되었나봅니다.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007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는 무려 북한이 주적으로 등장하였으니! 북한이 주적으로 설정되어서 꼭 불만이라기보다는, 그 어설프고 앞뒤 안 맞는 묘사가 저는 불만이었답니다.

    "기왕 묘사할 거면 확실하게 제대로 묘사하란 말이지!!! 어설퍼 어설퍼~~"

    아무튼 솔트 제 2편이 몹시 기대되네요. 아앙~~
    같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아도 좋고 비디오로 보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취향대로 선택해서 보아도 되고 안 보아도 되지요.

    "아예 솔트 보지 마라! 이런 씌레기!!!" 하는 평보다야, "비디오로 보세요." 하는 평이 15배 나은 평이니까요. (최근에 "이런 영화를 왜 만들었는지 정말 한심하다."라는 말을 듣는 영화가 출현했더군요. 그게 어느 작품인지는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아마 아실 거예요.)
  • Sion 2010/08/01 14:55 #

    번쩍번쩍 했던 이유는 더워서가 아니었을까 싶기도..ㅎㅎ 에어컨은 빠방했는데 사람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더웠거든요;; 확실히 람보3처럼 그런 느낌이긴 합니다만 냉전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에겐 나름 신선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으면 좀 더 전설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있을 테니까요ㅎㅎ 007의 어설픈 북한을 거쳐 솔트에서는 북한 사투리도 꽤나 정확했던 걸 보면 슬슬 몇 년 안에 북한이 이라크처럼 주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먼 산) 마지막으로 그 영화는 혹시 20년 동안 솔로로 살면 남자는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그 슬픈 전설 같은 영화 말씀이신가요?ㄱ-(...)
  • 잠본이 2010/08/01 10:26 # 답글

    애초에 슈퍼스파이 장르 자체가 냉전을 전제로 성립되는 장르다보니 아무래도 요즘 만들기엔 참 애로사항이 많죠. (서부극과 비슷한듯)
  • Sion 2010/08/01 14:56 #

    말씀대로 어려움이 있긴 하겠습니다만 몇 년 전에 나온 서부극 '3:10 투 유마'가 꽤 재미났던 걸 생각하면 솔트는 좀 아쉽긴 합니다.
  • Nine One 2010/08/01 10:58 # 답글

    남은것은 USP 마치를 쌍으로 들고 다 갈겨버리는 것만 있군요.
  • Sion 2010/08/01 14:58 #

    그래도 뭔가 남았다면 나름...(먼 산)
  • 로오나 2010/08/01 11:41 # 답글

    맞아요. 냉전시대의 스파이, 그것도 괴담에 가까운 전설은 뭐, 요즘도 가끔 일본 만화 등에서 나오긴 하지만(하지만 왠지 미소녀물이지!) 그걸 메인 소재로 삼아버리니 이거 뭔가 그리운 재미가 있긴 하지만 심하게 낡은 느낌인데, 라는 것.

    전 기대감을 워낙 낮추고 반전(?) 중 첫번째는 그냥 알고 가버렸기 때문인지 꽤 재밌게 봤습니다. 액션 좋고 안젤리나 졸리 쿨하고 시크해서.

    다만 이 영화는 마케팅이 안티라고 생각해요. 마케팅을 통해 기대해볼 수 있는 영화의 방향성과 실제 영화가 전혀 다른 물건이라서리;
  • Sion 2010/08/01 14:59 #

    말씀대로 그리움과 진부함 사이에서 취향을 타지 않을까 싶네요;; 졸리 언니 쿨싴함은 좋죠-_-)b 마케팅은 저도 타겟이 좀 이상한 거 같은데 영화 마케팅은 별 상관도 없는데 걍 좀 유명하다 싶은 거는 다 끌어다 써서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낚시만 늘어가죠_no
  • 2010/08/01 12: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ion 2010/08/01 15:02 #

    사인 득템은 진짜 좋네요>_< 예약 장면은 아마도 미국이니까 가능한 게 아닐까요? 언젠가 겉보기엔 백인이 자기가 흑인인 걸 인정해 달라는(반대였나?;;) 소송을 냈던 것처럼 겉보기엔 안 그래도 1/16 정도는 라티노겠지 라고 알아서 생각해 주는 걸지도(...)
  • 백화현상 2010/08/01 17:46 # 답글

    저도 졸리 직접 보고 싶은데...부럽습니당!!
  • Sion 2010/08/02 00:46 #

    저도 다시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졸리 누님ㅠ.ㅠ
  • 아라이 2010/08/03 10:33 # 답글

    ...음 뭐랄까, 참 처음 장면부터 '너로구나!' 한 게 결국 그대로 되버려서요 반전이고 뭐고 그냥 허허허 하면서 봤죠 -_)y-~~~~ 액션신인 그런 거도 별로였고, CG 처리도 너무 티나는 게 많았고,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 하는 것도 많았고요. 테이저건이 지져지는 경찰을 보며 안습 ㅠ_ㅠ 해지만 저 정도 지져지고 아직도 정신을 차리고 있다고 하면서 당신의 의지력이 찬사를 보냅니다 하고 손가락을 들어올렸지요. ...뭐 개인적으로는 좀 슬픈 영화였습니다;
  • Sion 2010/08/04 00:58 #

    테이저 건으로 지지는 장면에서는 왜 감전시키면 손은 가만 있고 발만, 그것도 가속하는 쪽으로만 일정하게 움직일까 좀 궁금했더랬습니다(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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