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특공대(The A-Team) - 월요일 10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by Sion

A 특공대
리암 니슨,브래들리 쿠퍼,퀸톤 잭슨 / 조 카나한

월요일 밤에 롯데시네마 신림에서 일반 필름 상영으로 보고 왔습니다.

제 또래 어린 시절을 장식하는 미드는 많습니다. 시계에 대고 키트 한 번 쯤 안 불러 봤을리 없는 '전격Z작전', 어린 시절 비행기보다 헬리콥터를 더 타고 싶게 만들었던 '에어울프', 어른들의 쥐 잡아 먹었냐 는 말이 다른 의미로 들릴 수밖에 없도록 만든 'V', 김전일 만큼 할아버지 팔아먹는 '맥가이버' 등등 말이죠.

그리고 'A-특공대'가 있습니다. 예전 포스팅인 '국민학생' 들에게 바치는 영상 공감 v1.0에서도 한 얘기지만, 학교에 들어가서 포에니 전쟁을 배울 때 하니발을 이제는 한니발이라고 해야한다는데 심리적 저항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머릿속에 머독 = 미친 놈 = 머독 이란 이름에 대한 편견을 새긴 그 프로 말입니다;;(머독이란 이름은 맥가이버에도 약간 맛이 간 거 같은 암살범으로 나와 그 편견을 더더욱 강화했었죠;;)

제겐 그 추억의 미드들과 'A-특공대'가 약간 다른 느낌으로 남아있는데 그건 방송 시간대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미드들은 다 토, 일 낮이나 저녁에 해서 꾸준히 보기 쉬웠는데, 이 'A-특공대'는 월요일 밤 10시라는 심야(!)에 해서 잠꾸러기 꼬꼬마로서는 참 보기 힘들었거든요;; 같은 느낌을 주던 수요일 밤의 '제시카의 추리극장'도 있지만 이 역시 주말 아침이었나 낮이었나로 옮겨진 걸 봤기 때문에 결국 시청 난이도(?)가 제일 높았던 건 이 'A-특공대'였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닝 음악과 몇몇 캐릭터, 에피소드들이 뇌리에 남아있는 건 졸려움에 겨우면서도 두 눈 비벼가며 볼 정도로 재밌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때는 이런 프로도 안 졸리고 볼 수 있게 얼른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저 재워주시면 고마운 게 되어 버렸으니 참 이상도 하지요ㅎㅎ

바로 그 어린 시절을 존중하는 기분으로 이번에 나온 'A-특공대'의 극장판 역시 일부러 월요일 밤 10시에 가까운 시간으로 티켓팅했습니다. 하고 많은 디지털 상영도 마다하고 필름 상영으로요. 최대한 그때 느낌을 갖고 싶었거든요.

결과는? 대만족!!!!!!!!! ;ㅁ;)b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영화가 'A-특공대'란 어때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마 이 영화가 21세기도 10년이나 지난 지금 개봉하는 영화랍시고 '007 시리즈'처럼 최첨단 신무기로 떡칠을 하고 나왔거나, 요즘 리부트 경향처럼 세월이 흘러 늙어버린 A-특공대의 삶과 고뇌 뭐 이딴 걸 다루면 짜증이 폭발할 뻔 했는데, 다행히 이 영화는 액션과 유머 가득한 캐릭터들로 여전히 호쾌하기 이를데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A-특공대의 결성 에피소드로 오프닝을 장식하길래 리부트에 대한 걱정을 조금 했습니다. '다크 나이트'는 물론 훌륭하기 짝이 없는 영화였지만 그 이후 (히어로) 액션 블럭버스터의 배트맨스러운, 현실적인 고뇌와 암울함을 더한 리부트 경향(혹은 루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에 대해 '지랄도 정도껏'이란 입장이라 더더욱 그랬습니다;;(특히 '슈퍼맨 리턴즈' 이후 나오고 있는 슈퍼맨 관련 리부트 루머들은 어이없기 짝이 없었거든요. 물론 결과적으로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슈퍼맨의 캐릭터에 그게 가당키나 한 얘긴지.) 애들 특기를 살려줄 생각을 해야지 전교 1등 학습법 무조건 따라한다고 성적이 올라가디?;;

하지만 이 'A-특공대' 극장판은 한니발의 등장과 함께 뇌리속에 박혀있는 주제가 선율을 들려주며 그런 걱정은 모조리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이후로는 과연, 끊이지 않는 유머와 액션, 경쾌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지네요.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신나게 때려부순다! 란 거죠. 그리고 그 방식을 영화는 머독의 정신병원 탈출씬에서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로 3D 입체영화를 보기 위해 입체 안경을 끼고 다들 뭔가에 홀린 듯 - 애초에 정신병원이긴 하지만;; - 영화! 영화! 라고 외칠 때 3D의 허상이 아니라 진짜 자동차가 벽을 뚫고 돌진해 들어옴으로서 말이죠. 그때 영화속에서 상영되려던 영화에 TV판 'A-특공대'의 주제가가 울려퍼지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옛날의 자신을 혁파해 보다 더 훌륭해진, 하지만 그 방법이 최첨단 기술인 3D가 아니라 여태까지 'A-특공대'가 해오던 방식대로 라는 점은 참 훌륭한 오마주였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A-특공대가 어때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하이테크 장비나 기술이 아닌 아날로그 액션으로,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게.

저는 이 장면을 보며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셔터 아일랜드'의 마틴 스콜세지의 인터뷰가 생각났습니다.
Q. 지금은 CG를 이용한 블록버스터나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 필름이 각광받는 시대다. 당신이 추구하는 지적이고 교양있는 영화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A. 영화사가 시작된 지도 벌써 100여년이 지났다. 변화는 불가피하다. 나는 간밤에 우리 영화의 작가인 폴 슈레이더를 만났는데, 그가 나에게 이러더라. 마티, 이해할 수 있어? 젊은 사람들은 컴퓨터를 잘 쓰네. 그들은 <분홍신>(마이크 파웰이 만든)의 복원판 DVD를 보며 자네의 코멘터리를 들을 거야. 그중 몇몇은 스카이프라고 부르는 인터넷 전화로 이렇게 통화하겠지. “얘, 나 <분홍신> 보는 중인데 여기 스코시즈 코멘터리도 있어.” 이건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새로운 세대는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본다. 그리고 난 그 방식이 뭔지를 알지 못한다. 난 그저 내가 아는 대로만 행동할 뿐이다. (웃음)

마틴 스코시즈 감독 인터뷰 : “고전에 오마주 바치길 두려워해서는 안되지” -> 클릭(씨네21)

이것이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자기 방식을 지키는 자의 위엄. 영화뿐 만이 아니라 변화의 모색과 줏대없음 사이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싶네요.

위 장면과 더불어 이 영화를 각인시키는 또 하나의 명장면은 바로 낙하산과 대포로 하늘을 나는 탱크겠죠ㄱ-)b 저는 이 장면에서 근성가이 김성모의 병신같지만 멋있는 낙법이 생각나더라고요;;
- 하지만_현실은_그보다_더_스페이스판타지.txt -

아아, 정말 육체는 단명하나 근성은 영원한 것ㄱ- 네, 어쩌면 탱크도 하늘을 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먼 산)

결과적으로 'A-특공대'의 극장판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재래를, 처음 본 사람들에겐 팝콘과 함께 하는 2시간을 한없이 즐겁게 해 줄 호쾌하고 멋진 액션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보이듯 TV판 원작 배우들과 이번 2010 극장판 배우들이 정말 한 화면에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충분합니다-_-)b
바쁜 현대인을 위한 한 줄 요약 : 닥치고 봅니다(어?)

P.S : 군법 회의에 회부된 A-특공대가 블랙 포레스트의 처벌을 진언할 때 재판정에서 돌아온 답변인 "그들은 용병이라 군법 회의에 해당사항이 없다"는 명예를 아는 군인, 즉 애국자들과는 근본부터 다른 용병이 전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미국의 고민도 슬쩍 내비치는 듯... 아니 척?;;

P.S2 : 역시 CIA는 동네북인가;;(좋은 놈이든 나쁜 놈이든 여기저기 막 써먹히고 있는 걸 보니;;)

P.S3 : 이왕 'A-특공대' 얘기한 김에 헬오브지옥으로 망한 '전격Z작전' 극장판후속작도 떠올리자면, 아무리 생각해도 폰티악 파이어버드가 아닌 키트는 제 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휘감고 나왔어도 키트로는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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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ukeGray 2010/06/16 18:55 # 답글

    밤 열한시 아니었나요?
    10년이든 20년이든 10시에는 우리나라 드라마를 해줬던거 같은데...
  • Sion 2010/06/16 19:01 #

    저도 솔직히 10신지 11신지 좀 헷갈리네요;; 일단 기억은 10시 쯤이긴 한데...;;
  • 잠본이 2010/06/16 22:16 # 답글

    전격Z작전이 극장판도 있었던가요? tv스페셜이나 리메이크 tv시리즈는 있었지만...

    블랙 포레스트는 악명높은 실존 용병회사 블랙워터를 모델로 삼은 것 같다고 하더군요.
  • Sion 2010/06/16 22:38 #

    아, 아직 나오진 않았는데 제가 착각했네요. 예전에 봤던 포스터 중 하나가 극장판 차량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다시 찾아보니 2008년 TV판 차량이었군요_no

    2012년에 '6백만불의 사나이' 등과 함께 '전격Z작전'도 극장판 예정이 있긴 하더라고요;;
  • 2010/06/17 12: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ion 2010/06/17 14:00 #

    넵, 봤습니다>_< 쿠키에는 나오는데 체포조로도 나왔었나요? 거기까진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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