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 닥치고 조연들 스핀 오프를 내달라! by Sion

방자전
김주혁,류승범,조여정 / 김대우

이번주에 롯데시네마 신림에서 디지털 상영으로 보고 왔습니다.

- 김대우 감독의 전작 '음란서생'도 나름 재밌게 보았기 때문에 방자전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기대만큼 새끈한 영화더군요.

- 다만 '음란서생'의 마지막 "내가 약자니까... 더 사랑하는자가 약자가 아니더냐."는 의미심장했지만, 이번 '방자전'의 마지막 사랑가는 굉장히 사족같았습니다. 괜스레 감동 코드를 끌어오지 말고 두목이 된 방자의 호쾌함을 보여주는 선에서 밝게 끝나는 게 더 좋았을 거 같았는데 말이죠;;

- 영화를 보기 전에 '춘향문화선양회, 영화 ‘방자전‘ 상영금지 요청'이란 기사를 읽었을 때는 '꼰대들 또 오바한다;;' 싶었는데, 직접 보고 나니 패러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춘향전의 근본부터 뒤집어 엎었군요;; 확실히 춘향전 문화를 선양한다는 단체로서는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 쪽이 이상했을 거 같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열녀문이 선 마을의 미담은 어려웠던 시절 몸종과 바람나 도망친 마님들의 이야기를 남사스러워서 미화시켰거나, 심지어는 중세 마녀 사냥처럼 소문이 안 좋은 한 여자를 정해 잡아 죽인 후 미담으로 끼워 맞춘 경우도 많았다고 하죠. 그렇게 열녀문이 선 마을은 조세 감면 등 나랏님에게 받는 혜택이 쏠쏠했다고 하니 마을 유지들로서는 넘기기 쉽지 않은 유혹이었을 겁니다. 이 영화는 마치 그런 만들어진 열녀문 미담을 현대에 파헤치는 듯한 적나라함을 보여줍니다. 창작이라지만 그 미담을 자랑스레 간직한 사람들로서는 충분히 열받을 만한 상황이네요;; 더군다나 '창작'에는 증거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영화가 더 폭발적으로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나라에서는 전국시대를 장식한 무장 오다 노부나가를 악마나 대마왕으로 등장시키기도 하잖아요? 검열이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성이 남아있는지 자기 검열이 존재하는 거 같습니다. 나중에 두드려 맞더라도 일단 창작과 상상 자체에는 최대한 검열이 적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지속적인 충격과 자극이 문화계에 가해지고 이를 통해 더 새롭고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러려면 역설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팩트로서의 역사가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창작을 창작으로서만 즐길 수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사도 선택 과목화 하잖아? 우린 안 될 거야 아마_no ( <- )

- 그나저나 '춘향전' 소재 영화들은 영문 버전이 좀 소소한 재미를 주네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같은 경우 영문 자막이 달려 있었는데 "이놈, 방자야. 이리 오너라~"를 "Hey, Bangja. Come On~" 식으로 표기해 영화보다 말고 뿜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뭔가 고전을 보는 와중에 느껴진 힙합의 스멜이랄까;; 이번 '방자전'의 영제도 좀 그랬는데...
영제가 'The Servant'이다 보니 자동으로 "그대가 나의 마스터인가."가 떠올랐습니다(쿨럭;;) 물론 저는 달빠도 아니고 게임을 플레이 해본 적도 없습니다_no 다만 너무 관련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 제가 클리어한 듯한 착각이 들 뿐이죠(먼 산)

-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는 조연들의 대약진을 비롯해 캐릭터극으로서는 최근 나온 한국 영화 중에 가장 좋은 축이었던 듯. 게다가 그 캐릭터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춘향전의 그 사람들이었으니!

- 특히 조연들의 연기와 캐릭터가 너무나도 강렬해서 춘향? 닥쳐! 몽룡? 닥쳐! 향단! 훠오~! 학도! 예에~! 랄 정도로 흥겹더군요. 아, 마 노인도 빼놓으면 안 되지ㄱ-)b 정말이지 이 캐릭터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이 '방자전'의 스핀 오프로 마 노인의 슈퍼 테크닉이 빛나는 젊은 시절을 그린 '마 노인 비긴즈'나, 순진한 몸종에서 흑화된 사업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린 '더 다크 향단', 순진한 시골 총각이 조교로 인해 변태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은 '변학도 라이징' 등등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했습니다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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