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트 플랜(Flightplan) by Sion

오늘 자기 님과 또 TTL 시사회로 보고 왔습니다.(요즘은 궁해서 시사회만 쫓아 댕겨요_no) 패닉룸 이후 오랜만에 조디 포스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보로미르였던 숀 빈(올해는 아일랜드내셔널 트레저에서 악역으로 익숙했지만;;)이 나온다는 것도 그렇고 해서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래서 어쩌라고...-┏
가 되겠군요_no

영화 스토리에 대해 잠깐 얘기 하자면 독일 항공기 회사 엘진의 엔지니어인 프렛(조디 포스터)은 불의의 사건으로 남편을 잃고 딸과 함께 친정인 뉴욕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물론 남편의 시신이 든 관과 함께요. 자신이 설계한 최신 항공기에 탑승한 프렛은 딸을 보듬으며 자신의 슬픈 마음도 다독이려 합니다.

그런 중에 비행기는 이륙하고 잠시라도 그 슬픔을 잊기 위해 프렛과 딸은 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3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일어나 보니 딸이 안보이는 군요. 처음에는 화장실에 갔거나 그새를 못참고 또래들과 어울려 놀고 있을거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조금 돌아보니 그게 아닙니다. 어디에도 딸이 보이지를 않아요.

자식을 잃어버린 어머니가 대개 그러하듯 프렛 역시 가벼운 패닉 속에 이잡듯 항공기 안을 뒤지며 기장에게 정식 수색을 의뢰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은 점차 더 꼬여만 갑니다. 수색에서 발견되지 않은 건 둘째 치고 항공기 탑승 기록에 조차 딸이 없는 겁니다. 자신의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비행기 티켓도 하나 밖에 없구요. 더더욱 그녀를 패닉으로 몰아 넣는 사실은 베를린의 병원 영안실에서 무전으로 아버지가 죽던 그때 딸도 아버지와 같이 뛰어 내려 둘 다 죽었다 는 사실을 고지해 온 것입니다. 기내 보안관은 조금 그녀를 믿어주려는 눈치지만 모든 객관적 정황이 딸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는 쪽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그녀는 완전한 패닉에 빠져 주변 사람들과 승무원에게 내 딸과 함께 들어오는 걸 보지 않았느냐 고 외쳐 묻지만 그들은 잘 모르겠다, 본 적 없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그리고 기장과 그 사정을 들은 승객들은 남편과 딸을 동시에 잃은 슬픔과 신경안정제 과다 복용으로 프렛이 과대망상에 빠져, 있지도 않은 딸을 찾고 있다고 여기게 되죠.

프렛 자신도 뭔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내가 정말 과대망상에 빠져 있는게 아닐까 하구요.

* 네타(스포일러)는 원래 신경 안쓰고 있으니 싫으신 분은 알아서 피해 주시길-_-)/

한 사람을 범인과 주변인들이 정신병자로 몰아 스스로 '내가 정말 미쳤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그 점을 범죄의 트릭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저는 잉그리드 버그만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가스등(GasLight)'이 살짝 생각나더군요.^^; 하지만 그 한 요소만 비슷할 뿐 그 밖에는 그다지 비견할 만한 부분이 없었던 듯 해요;;(제가 그 쪽을 워낙 재밌게 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조디 포스터는 초반 딸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초조함과 신경질 적인 감성을 잘 표현해 주었지만 숀 빈은 원리원칙에 충실한 기장 모습 몇 번 이외에는 아무 변주도 없더군요;;

무엇보다 이 영화의 단점은 허술한 트릭과 이야기 구조의 부족한 설득력은 둘째치고 결국 밝혀진 악역이 너~무 쟈코...아, 그러니까 잔챙이 스럽다는데 있어요. 범죄를 일으킨 동기도 허접하기 그지없고 스스로 나는 쟈코의 길을 가련다! 라고 온몸으로 증명하는 건지 혼자서 트릭과 여러 정황을 다 떠벌리기 정신 없고;; 그렇기 때문에 초반부에 조금 구축해 놓은 긴장감을 중반이 넘어서면서 다 깎아 먹어요. 게다가 3만 7천 피트에서 비행 중인 여객기라는 한정된 공간을 그 폐쇄감에서 오는 공포를 주기위해 쓴 게 아니라 장소 이동 및 세트에 드는 예산을 아끼기 위해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더 진하게 듭니다. 그 공간 자체가 주는 무언가를 별로 느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사건 와중에 서로가 서로에게 무관심하기 짝이 없는 현대인의 모습이라던가, 문제가 발생하자 같이 탑승했던 아랍인을 무조건 범인으로 의심하는 등 9/11 이후 비일비재한 인종차별적(?) 현상을 생각할 문제로 던져주기도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양념일 뿐 육질이 고무줄인데 소스가 좋은 들 뭐하겠습니까. 이게 무슨 별식도 아니고 말이죠;;

그밖에 탑승 전 날 밤 딸의 방 창문 너머로 봤던 두 사람은 뭔지 제대로 밝히지 않은 점, 단순 변덕으로 자기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서 자긴 했지만 변덕 부리지 않고 그냥 지정좌석에서 딸과 함께 잠들었으면 딸을 빼돌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 했을 텐데 대체 그 변덕을 어떻게 확신하고 범행을 계획했는가 하는 점, 범인이 말한 그 비행기를 잘 아는 사람이 범인의 대역으로 필요했다는 것이 설득력이 별로 없다는 점, 트릭 자체가 우연과 우발적인 면을 너무 많이 요구한다는 점, 아무리 불만이 쌓였다고는 하지만 프렛이 정말로 비행기를 폭파해 버린 점 등 저같은 어설픈 사람에게도 눈에 띄는 허술한 데가 한 두군데가 아니에요;;

게다가 마지막에 기장은 프렛에게 자기가 의심한 걸 사과했는데 프렛은 자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몰린 아랍인을 눈 앞에서 그냥 쌩까주는 4가지를 보여주기도...-┏

그러므로 패닉룸의 "언제나 충전은 만땅, 안테나 빵빵하게 뜨는 좋은 핸드폰을 쓰자"는 교훈에 이어 이번 영화의 교훈은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때는 애 좀 잘 보자, 그리고 기내에서 서로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는 자제하자"가 되겠습니다-_-)b ......조디 포스터 님하, '컨택트'는 어디갔3_no

덧글

  • Astral 2005/11/02 20:35 # 답글

    ...의외로 내용과 교훈이 엇갈리는군요. 교훈만보자면 참 좋은 지도적 영ㅎ...-투콱!
  • 바람 2005/11/02 21:10 # 답글

    결론은 볼만한 영화가 아니다,,,,,,맞나요?
  • 매드박살 2005/11/02 22:07 # 답글

    오늘의 쒯무비 로 이해하면 되는 거군요
  • 컴터다운 2005/11/02 22:52 # 답글

    왜 플레이트 플랜으로 봤을까요, 철면피 계획인가(....)
  • 무표정군 2005/11/03 00:16 # 답글

    왜 영화로 만들걸까요;;
  • 산왕 2005/11/03 11:28 # 답글

    어흙.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조디 포스터가 나오는 영화라 기대가 큰 영화였는데 ㅠ.ㅠ
  • Sion 2005/11/04 16:50 # 답글

    Astral// 옳은 게 항상 좋은 것과 연결되지 않는 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먼 산)

    바람// 사람에 따라 다를거 같습니다_no

    매드박살// 아니 킹 아더란 재앙을 극장에서 본 저로써는 그 정도에 쒯이란 타이틀을 달아 줄 순 없습니다(응?!;;)

    컴터다운// 블스 1랭을 위한 계획인 거군요(...)

    무표정군// 잘 모르겠습니다_no

    산왕// 컨택트 때의 모습을 다시 봤으면 좋겠습니다_no
  • 歸鄕 2005/11/18 00:28 # 삭제 답글

    오늘 보고 왔습니다.

    ...진작 이 포스팅 보고 갈걸 그랬습니다. 작가 좀 맞아야겠더군요.
    감상평은 시온님과 비슷하므로,, 아우...ㅠ

    나이트 플라이트Red eye가 생각났습니다. 스릴러 비스무리 - 결론은 우먼파워액션,, 9.11 이후 한동안 비행기 테러 영화가 안나온다 싶더니 좀 지나니까 오히려 쏟아지네요. 그만큼 임팩트가 강했다고 해야할지,,

    여담이지만, 창문가의 두 남자는 그 아랍인들이 맞다고 확신합니다. 10명이 영화를 봤는데 모두 의견이 일치한다면 옳은 것이죠. 나늬인지 보늬인지 알려면 2명이면 충분하잖아요?
  • 2014/08/20 22:38 # 삭제

    다른 블로그에서 사진을 봤는데 좀 다른거 같던데요..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 Sion 2005/11/21 23:10 # 답글

    歸鄕// 어잌후 절언;; 그게 좀 감상 보기 애매하죠. 재밌는 거면 미리 네타 당하기 싫고_no 그 창가 사람들은 역시 그 두 남자 맞죠?;; 그럼 진범인 두 명이 멍청한 백인 한 명을 조종해서 일으킨 음모론이라던가...(끌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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